오스트레일리아와 영국에서 엔지니어 경력을 쌓음

허버트 오스틴은 세븐과 미니로 유명한 오스틴社의 설립자로 1866년 영국 버킹햄셔(Buckinghamshire)의 평범한 농장 가정에서 태어났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그가 자동차를 업으로 삼게 된 것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사업을 하던 삼촌을 따라 나선 것에서 비롯됐다. 삼촌과 함께 호주에 도착한 그는 양털깎는 기계로부터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각종 기계류를 생산하는 신생 회사 '월슬리'에서 일을 시작했는데, 엔지니어로서 능력을 인정받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1889년 월슬리가 영국 버밍햄으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영국으로 돌아온 오스틴은 당시 월슬리의 한 하청 업체에서 생산하는 부품의 불량률이 높은 것을 개선하고자 직접 자력으로 부품을 생산하기 시작했고,불량률을 낮춘 공로를 인정받아 월슬리의 총책임자로 승진하였다. 이후 영국 빅커스(Vickers)社에 항공기 엔진을 납품하면서 빅커스의 후원을 받아 월슬리 엔진을 얹은 자동차로 내구성 테스트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보이기도 했다.

오스틴 설립

1901년 월슬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오던 빅커스가 월슬리의 지분을 인수했는데, 오스틴은 1905년 빅커스와의 불화로 월슬리를 그만 두고 독립하게 되었다. 롱브릿지에 있는 조그만 공장을 인수해 '오스틴(Austin Motor Co. Ltd.)'이라는 이름으로 자동차 회사를 차린 그는 자동차 생산 외에 부대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하였다. 영국 최초의 쇼룸(showroom), 정비소, 렌터카, 클럽룸 등의 서비스를 실시해 자동차 생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따르는 모든 제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현대적인 개념을 이 때부터 시행했던 것이다.

허버트 오스틴과 직원들

제1차 세계대전 중에는 군용차 및 군수품을 생산하여 이윤을 많이 얻었고, 공로를 인정받아 1917년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 그러나 부와 명성을 누리던 그도 전쟁 중 외아들을 잃는 슬픔을 겪었고, 이후 레너드卿(Leonard Lord)를 상속인으로 정해 경영권을 잇게 하였다.

세븐의 탄생

세븐

한편 전쟁의 특수를 누렸던 오스틴도 전쟁이 끝나자 군수품 수요가 감소하고 새로운 모델이 없어 판매가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오스틴은 자신의 시골집에서 당시 18세였던 스탠리 엣지(Stanley Edge)와 함께 당구대를 작업대 삼아 영국 소형차의 선두 주자가 될 새로운 모델 제작에 착수했다. 1922년 선보인 이 모델이 바로 오스틴의 최고 인기 모델 중 하나인 세븐(Seven)이었다. 1939년까지 영국에서만 약 375,000대가 생산되었으며, 구조가 간단하고 정비가 쉬웠던 덕분에 영국 뿐 아니라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인기를 누리며 생산되었다.

오스틴 세븐이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국내 시장에서 모리스에 비할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전쟁 이후 수출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했던 영국 정부의 정책과 잘 맞물려 수출 시장에서는 영국 수출 차량의 50% 이상을 오스틴이 차지했다고 한다.

왕성한 활동을 하다 1941년 사망

1905년 설립 이후 세븐을 비롯한 여러 모델을 선보이며 오스틴을 영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메이커로 발돋움시킨 허버트 오스틴은 1941년 사망 직전까지 영국의 항공기 엔진 위원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