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사라져 버렸지만 당시 유명한 자동차 회사 중 하나인 어번(Auburn)의 역사는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가야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1874년 챨스 액커트(Charles Eckhart)가 액커트 마차 회사(Eckhart Carriage Company)를 설립한 것이 어번의 모태가 된다.
 | | 1930년대 어번 공장 |
아버지의 회사를 물려받은 두 아들 프랭크(Frank)와 모리스(Morris) 액커트 형제는 마차보다 자동차에 관심이 있어 1900년부터 자동차회사 설립 준비를 해 2년후 어번 자동차(Auburn Automobile Company)社를 설립한다. 어번이란 회사명은 공장이 인디애나(Indiana)주 어번(Auburn)에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그들이 만든 첫 차는 단기통에 체인 굴림 방식의 런어바우트(Runabout)로 1903년 시카고 오토쇼에 출품되었다. 1911년에 이르러서는 2기통뿐 아니라 4기통 차도 만들었으며 클로즈드 보디를 얹은 차도 선보였다. 1912년에는 섀시도 늘이고 전기 헤드램프를 장착한 6기통 차를 판매하였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마차와 자동차를 겸하는 가내 수공업 정도의 작은 회사였다.
그러나 1918년 마차 회사를 정리하고 이듬해에는 모리스 액커트가 자신 소유의 지분을 윌리엄 리글리 2세에게 매각하면서 새로운 회사로 태어나게 된다. 넉넉한 자금 사정을 바탕으로 6기통의 유선형 보디를 가진 차 모델6-39 R이 개발되었는데 이 차는 러닝 보드대신 스텝 플래이트(step plates)를 사용하고 있으며 디스크휠과 니켈도금 트림, 가죽 시트 등을 기본 사양으로 장착하여 다양한 색상으로 제공되었다.
1924년 에렛 로반 코드(Errett Lobban Cord)가 어번사의 새 주인이 되면서 어번이 미국 자동차 업계를 이끄는 선두 역할을 담당한다. 1925년 코드는 어번사를 재편성하고 라이커밍(Lycoming)社가 제작한 직렬 8기통 엔진을 얹은 8 시리즈를 발표한다.
1929년 미국 전체는 경제공황의 위기를 맞았지만 어번은 가격에 비해 성능이 좋다는 명성 때문에 실제로 판매가 증가하여 1931년 판매량이 3만 6천대를 넘었다. 그동안 에렛 코드는 자동차 사업을 확장하여 1926년 럭셔리카 메이커인 듀젠버그(Duesenberg)를 매입하고 3년 뒤에는 자신의 이름을 딴 코드(Cord) 자동차사를 설립하였다.
 | | 1935년형 어번 컨버터블 |
1932년 어번은 6.4리터 V12 엔진을 발표하였는데 이 엔진은 콜럼비아(Columbia)사에서 제작한 이중 기어(dual ratio) 시스템을 장착하고 있었다. 그리고 1935년에는 수퍼차저를 단 새로운 직렬 8기통 엔진을 단 모델 851과 모델 852를 발표하였다. 852 스피드스터(speedster)는 150마력이 넘는 힘으로 시속 160km까지 낼 수 있었다.
그러나 1936년 미국의 경제 상황은 고급차를 살 수 있는 소비층이 급격히 줄어들었는데 어번사도 그 영향을 받아 이듬해 에렛 코드 소유의 회사들이 모두 문을 닫아 영원히 자동차史에서 사라진 메이커로 남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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