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대 말 뷰익(Buick)을 타고 경주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 미국인들에게 잘 알려진 레이서 루이 시보레(Louis Chevrolet)에게 GM의 설립자인 윌리엄 듀런트(William Durant)가 동업을 제안함으로써 시보레 자동차회사가 탄생되었다.
1911년 11월 3일 두 설립자는 "Chevrolet Motor Car Co."라는 이름으로 회사 설립을 신고하고, 1912년 말 클래식 식스(Classic Six)라는 첫 차를 생산하기 시작한다. 루이와 엔지니어 에티엔 플랑쉬(Etienne Planche)의 첫 작품인 클래식 식스는 6기통 4.9리터로 1958년까지 시보레 차 중 배기량이 가장 큰 차로 경쟁 모델이었던 캐딜락 모델 30보다 약간 비싼 2,150 달러에 판매되었다. 1913년에는 클래식 식스가 5,987대나 판매되는 성과를 얻지만, 값싼 차를 만들어 팔려는 듀런트와 고급차를 제작하려는 루이의 의견 대립으로 루이와 에티엔이 회사를 떠나게 된다.
포드 모델 T가 대량생산되어 거리를 누비던 1914년 이에 준하는 모델을 만들고자 2.8리터 엔진을 얹은 490을 선보인다. 당시 포드 모델 T의 가격이 440달러였는데 반해 이 차가 490 달러에 판매되었기에 붙여진 이름이다.490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시보레는 날로 성장했으며, 1918년에 이르러서는 GM의 디비전으로 자리매김을 한다.
그러나 디비전 참여 후 2년 만에 윌리엄 듀런트가 경영 실패를 이유로 GM의 경영진으로부터 강제 퇴임을 당한다. 신임 회장 피에르 듀퐁(Pierre S. duPont)은 시보레를 폐쇄하려 했으나, 부회장인 알프레드 슬론(Alfred P.Sloan)의 반대로 남게 되었으며, 10년이 지나서는 GM을 이끄는 대들보 역할을 하게 된다.
1922년에는 490에 쓰인 엔진을 약간 변형해 수피리어(Superior)라는 모델을 선보였고, 1923년에는 시보레 기술사에 한 획을 긋게 될 공냉 엔진을 개발한다. 코퍼-쿨드(Copper-cooled) 엔진이라 불린 이 엔진은 겨울에 냉각수가 얼거나 여름에 끓어 넘치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한 데다, 적은 수의 부품으로 만들 수 있고, 가볍고 출력이 커 1923년 한해 동안 월 5만대 이상 생산하는 성과를 가져왔다.
공냉 엔진으로 시보레가 인기를 얻으면서 오늘날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포드와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1924년 포드의 판매량은 시보레보다 6배 정도 앞섰으나, 포드의 모델 교체가 있던 1926년을 정점으로 시보레가 앞서기 시작하여 1927년에는 시보레가 5배 많은 170만 대 이상을 판매하게 된다. 1929년과 1930년 다시 포드가 잠시 시보레를 앞섰지만, 1924년부터 1979년까지 55년 동안 포드가 앞선 것은 4번에 그쳤다.
1928년부터 시보레는 매년 연식에 따라 다른 이름을 붙였다. 1928년식은 내셔널 시리즈(National Series), 1929년식은 인터내셔날 시리즈(International Series), 1930년식은 유니버설 시리즈(Universal Series), 1931년식은 인디펜던스 시리즈(Independence Series), 1932년식은 컨페더레이트 시리즈(Confederate Series), 1933년식은 마스터 시리즈(Master Series) 등이다. 단 1933년의 마스터 시리즈는 1942년까지 지속되었다.
1934년에는 앞바퀴에 독립 현가장치를 선보여 승차감과 핸들링을 향상시키고 타이어 마모를 줄일 수 있었는데, 이는 당시 비포장이 많은 미국 도로에 아주 적합하였다. 1936년에는 포드보다 먼저 유압 브레이크를 사용했으며, 2차 대전 중인 1941년 1월부터 1945년 10월까지는 승용차 생산을 하지 않고 1600만 대의 트럭과 폭격기 엔진을 제작하였다.
1946년 전쟁 전 모델을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바꾸어 스타일라인(Styleline), 플리트라인(Fleetline)이라는 이름으로 출시하였다. 1948년에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카라카스까지 9,600km가 넘는 거리를 주행하는 최장거리 경주인 라 카라카스(La Caracas)에서 우승하는 쾌거를 거둔다.
1950년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는 화려한 모델 벨 에어(Bel Air)가 탄생하고 이어 1953년에는 미국인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코르벳(Corvette)이 탄생한다. 재규어 XK120에 대항하기 위해 만든 코르벳은 시보레 차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많은 매니아 층을 형성했으며, 지금까지 여러 번의 페이스 리프트를 거치면서 계속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1954년에는 파워 브레이크, 파워 시트, 파워 윈도우가 최초로 등장했으며, 유명한 "시보레를 타면 미국이 보여요(See the USA in your Chevrolet)"라는 광고 슬로건도 이 때 등장하였다.
1955년 등장한 벨 에어 왜건형은 미국인들의 휴가 스타일을 자동차에 짐을 싣고 훌쩍 떠났다 돌아오는 타입으로 바꾸어 놓았으며, 1957년식 벨 에어는 가장 화려한 테일핀을 가진 차로 평가된다.
1958년에는 시보레의 저렴한 가격과 캐딜락의 대형 스타일을 혼합한 임팔라(Impala)를 출시했으며, 1960년에는 미국 최초로 4륜 독립 현가장치를 갖춘 코베어(Corvair)가 발표되었다. 그러나 임팔라는 핸들링이 불안하고 언더스티어링 현상이 있어 포드 머스탱(Mustang)에 쉽게 시장을 점령당했다.
머스탱에 빼앗긴 시장을 되찾기 위해 1966년 발표한 카마로(Camaro)는 트랜스-암(Trans-Am), 나스카(NASCAR) 등 경주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인기를 얻어 지금까지 5세대를 거치면서 생산되고 있다.
1970년대에 이르러서는 노바(Nova), 베가(Vega) 등 소형차를 발표하지만, 소형차에 대한 미국인의 인식이 좋지 않아 인기가 시들했는데, 1973년 오일 쇼크를 겪으면서 겨우 약간의 판매 신장을 이룰 수 있었다. 또한 1970년대에는 소형차 쉬베트(Chevette)를 통하여 해외 진출을 시작하였다. 브라질, 영국, 독일, 호주, 일본 등에서 모델명만 변경하여 생산하였는데 일본의 이스즈社를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와 77년부터 81년까지 새한자동차(대우자동차 전신)에서 제미니(Gemini)라는 이름으로 18,900대가 생산된 우리에게도 친근한 모델이다.
1982년 모터 트렌드(Motor Trend)誌는 카마로를 올해의 차로 선정했으며, 1985년에는 더치-도어(dutch door)를 적용한 아스트로 밴(Astro Van)을 발표했다. 이후 루미나(Lumina), 블레이저(Blazer), 서버번(Suburban), 몬테 카를로(Monte Carlo) 등을 계속 발표하였으며, 2001년 현재 카마로, 카발리에(Cavalier), 코르벳, 임팔라 등이 판매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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